NA LCS 5주 1일차 Team Liquid vs CLG 리뷰

-CLG의 전략과 실패 이유 


*경기 영상




1) 밴픽 

TL이 블루사이드여서 밴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TL는 알리스타, 코그모, 렉사이를 밴하고 

CLG는 라이즈, 칼리스타, 그라가스의 무난한 밴을 보여줍니다. 


TL의 픽 순서는 

시비르 / 애니&에코 / 아지르&사이온 


CLG의 픽 순서는 

트페&이블린 / 애쉬&바드 / 나르 

였습니다. 


CLG가 바로 첫 턴에서 가져간 트페&이블린을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트페와 이블린을 통해 강력하게 사이드 라인을 압박하면서 트페 궁과 이블린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하는 갱킹으로 탑과 바텀을 풀어줄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특히 바텀)


이를 TL은 밴픽으로 아주 잘 카운터를 쳤는데요 

일단 미드가 나와있는 상황에서 미드를 굳이 빨리 뽑을 필요가 없으므로 강력한 이니시에이터인 애니와 치고 빠지기에 능하고 이니시도 가능한 에코를 정글로 가져갔습니다. (에코를 미드나 탑으로 기용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트렌드 상 정글로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LCS는 이미 에코가 너프된 버전으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물론 후니같은 선수는 너프고 뭐고 다 씹어먹긴 하지만요) 애니와 에코, 거기에 애니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시비르까지 아직 탑과 미드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니시가 굉장히 강력한 조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CLG의 턴에서는 애쉬와 바드가 픽이 되었는데 

애쉬는 원거리 이니시가 가능하고 나름대로 폭딜도 가능한 더블리프트가 아주 선호하는 픽입니다. 라인전에서도 상당히 강력하구요. 바드 또한 지난 주 아프로무를 그 주의 MVP로 선정되게 한 챔피언으로 아프로무의 궁 적중률과 차원문, 우주의 결속 활용이 아주 뛰어났기 때문에 바텀 라인 픽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바드의 궁으로 상대방을 맞추는 순간 트페궁과 이블린궁이 함께 들어가고, 애쉬의 화살까지 지원되는 강력한 원거리 이니시 조합으로 보였죠 


다음 TL의 픽 턴에서는 이러한 픽들을 어느정도 카운터 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픽들을 뽑습니다. 

라인을 트페보다 빠르게 밀면서 트페가 사이드 라인으로 갱을 가지 못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아지르를 픽했고 

더블리프트의 애쉬가 피바라기-스태틱 빌드 가는 것에서 착안하여 아주 탱키한 사이온을 탑으로 픽합니다. 더블리프트의 피바라기-스태틱 빌드로는 초반에 사이온이 말리지 않는 이상 사이온을 잡기 아주 어려워보였고. 사이온의 경우 궁으로 도주도 가능하고 쉽게 죽지도 않기 때문에 트페의 갱에서 어느정도 면역이 된다고 보고 픽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마지막 픽으로 CLG는 나르를 선택하는데, 나르가 한타 중간중간에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고 라인에서 사이온을 강력하게 압박했지만 나르를 굳이 마지막 픽으로 선택할만한 이유가 있었나...하는 의문은 듭니다. 오히려 미드를 마지막으로 남겨두는게 좋지 않았나.... 


CLG가 레드사이드여서 밴픽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레드 사이드에서 미드 선픽 같은 수는 좋지 않았다고 봅니다. 만약 CLG가 블루사이드였고 라인 압박이 강력한 미드 카드를 한두개 정도 같이 밴하면서 같은 픽을 했다면 훨씬 좋게 작용했을 것 같지만요. 


2) 초반 전략 



사실 선수들의 플레이로 이 정도의 밴픽에서 카운터 맞은 부분은 커버 가능했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이블린이 초반에 2데스를 한 것인데요.


특히 첫 데스였던 바텀 1차 타워 다이브 부분에서의 데스는 게임 전체의 스노우볼이 굴러가도록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블린은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을 이용해 상대방 전 라이너들이 적극적으로 라인 푸쉬를 못하도록 하는 억제력이 있습니다. 

TL이 라인스왑을 걸고, Zionspartan의 나르와 Xmithie의 이블린은 독두꺼비를 바텀듀오에게 주고 블루 스타트를 합니다. TL은 Quas의 사이온과 IWD의 에코가 반대편에서 독두꺼비 시작을 하죠. CLG의 탑정글은 블루를 먹고 바로 상대 레드로 달립니다. 라인스왑이 된 상황에서 바텀라인쪽에 CLG의 봇듀오가 있으니까요. 


사이온이 무난하게 크면 더블리프트의 피바라기 선템 애쉬로는 중반 타이밍에 접기 힘들기 때문에 CLG는 사이온을 말리기 위해 나르, 이블린, 바드까지 동원해 초반 다이브 혹은 다이브 압박을 통해 최소 사이온 경험치 디나이를 노렸습니다. 나르와 이블린은 사이온이 경험치를 먹으러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바텀 1차타워와 2차타워 사이의 부쉬에서 대기하면서 돌거북을 먹고, 애쉬와 바드는 라인을 쭉쭉 밀면서 미니언을 타워에 밀어넣습니다. 바드도 이블린, 나르 쪽으로 합류해서 애쉬는 타워를 때리고 바드, 이블린, 나르가 길목을 막는 진형이 됩니다.  

TL에서는 애니가 레드 진영 측 레드를 슥 둘러보고 와드를 박고 바로 귀환해서 바텀 라인으로 합류합니다. 사이온과 에코도 블루 후 늑대까지만 잡고 바로 귀환하여 애니, 에코, 사이온이 함께 바텀으로 향하죠. 


TL의 애니, 에코, 사이온은 CLG의 바드, 이블린, 나르와 마주칩니다. CLG측에서는 경험치를 못 먹게 해야 하기 때문에 타워로 가는 길목에서 견제를 합니다. 여기서 압박을 넣던 이블린이 절묘하게 TL의 바텀타워 어그로 범위에서 에코 스턴을 맞아서 타워에게 극딜을 맞고 사망하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맙니다. 


따라서 CLG는 경험치 디나이도 못했고 다이브도 실패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하게 되는데요. 사이온은 아주 편안하게 경험치를 다 받아먹은 반면 CLG는 네 명이 견제하다가 한명이 죽으면서 경험치 손해도 보게 됩니다. 


이 3분 30초의 압박 실패가 이번 게임 CLG 패배의 트리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필 이블린이 죽었기 때문에...존재만으로도 적 라인에 압박을 넣을 수 있는 이블린이 망하면서 상대. 특히 아지르의 경우 라인을 아무 부담없이 쭉쭉 밀게 됩니다. 



이후 시야를 지우던 이블린이 12분 즈음 숨어있던 TL의 애니, 에코, 아지르에게 끊기면서 이를 지원했던 트페가 체력 압박을 받고 미드 타워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당하게 됩니다. 

결국 아주 이른 시간에 미드 1차타워가 밀리고, 트페는 갈곳을 잃게 됩니다. 이블린과 트페의 무력화는 픽의 특성을 잃었음을 뜻하고 한타야 당연히 TL쪽이 훨씬 좋았던 조합이니만큼...이미 망하기 시작한 만큼 이후 아지르의 슈퍼플레이는 스노우볼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이었죠.


CLG의 전략이 이해할 수 없는 전략은 아니었고 노림수도 분명 있었는데 TL이 초반에 이 노림수를 잘 받아치기도 했고 엑스미디 선수의 정말 사소한 실수를 TL측에서 잘 캐치해낸 성과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